Heinrich의 대학사회 이야기.

 


**이 글은 지난 10월 경에 서울시립대학교 교지인 '대학문화' 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지난 7, 민주통합당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국공립대학 정책의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언론이 이를 서울대 폐지로 보도하면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 걸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역사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1990년까지, 대학교육정책의 화두는 대학서열체제가 아니라 입시과열 문제였다. 그러나 1996년 강준만 교수의 <서울대의 나라>가 출간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학벌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김대중 정부 때 시민-사회, 지식인들이 모여 학벌 없는 사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장회익 교수 등 20명의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중심으로 서울대개방론과 서울대가 기타 국립대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벌문제가 한국사회의 주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이다.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서울대폐지’,‘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던 민주통합당 마저도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다양한 방안으로 분화되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반영한 공약이 등장했고, 2012년 총선에서도 유사한 공약을 등장했다가, 최근 민주통합당이 대선 공약 중의 하나로 내세운 것이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필요성.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왜 필요한 걸까? 한국사회의 학벌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서열화는 미국의 학벌 구조(‘아이비리그로 분류되는 사립대학 >= 주립대학 > 사립대학)라던가, 일본의 학벌구조 (구 제국대학으로 불리는 국립대학 > 국공립대학 >= 사립대학) 보다 더 심하게 구조화, 서열화 되어 있다. (서울대 > 수도권 사립대학 >= 지방거점 국립대학 > 대도시 사립대학 > 중소도시 사립대학) 이러한 한국의 학벌구조는 지방과 수도권과의 간극을 심화시키는 요인이자, 교육 불균형을 심화 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학벌 구조로 인해, 학생들을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 오는 것이 아니라 간판을 따기 위해 대학에 온다. 이런 과정에서 대학입시를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고, 이로 인한 폐해(사교육비 증진)도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대안이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내용.

 

 내용이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국공립대 네트워크가 처음 등장했던 2004년에 나왔던 국공립대 네트워크 방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국공립대학들을 하나로 묶는다. 그 다음으로 일부 사립대학들도 국공립대학으로 전환하여 이 네트워크에 편입 시킨다. 이어, 이 네트워크를 구역별로 나누고, 학사과정은 인문사회/자연계열 두 계열만으로 분류한다. 법대, 사범대, 경영대, 의학계열대학과 같은 전문직을 양성하는 과정은 대학원 과정으로 전환하고, 대학원은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특성화를 유도하도록 한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해외 사례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정책들이 이미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다.

 

1. 유럽형(프랑스의 사례)

 

프랑스의 경우, 68혁명 이후 대학 간 서열이 없어졌다. 이후 프랑스는 국공립대학들을 네트워크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국공립대학들이 정부로부터 동일한 지원을 받으며, 각 대학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의 인재들이 굳이 다른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도 서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엘리트학교라 불리는 그랑제꼴이 대표적이다. 그랑제꼴은 대학위의 대학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 정치권에서 종종 그랑제꼴 폐지론이 나오고 있다.


2. 미국형(캘리포니아주의 사례)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가 공립대학 시스템인 University Califonia(UC - 20만명), Califonia State University(CSU - 40만명), Califonia Community College(CCC 200만명, 2/3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공립대학 시스템은 고교성적 상위 13% 정도는 UC 캠퍼스 중에서 원하는 곳으로 배정되고, 1/3USC로 원하는 곳으로 배정되고, 그 이하는 CCC에서 직업교육이나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기위한 소양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캘리포니아 주의 이런 대학 시스템은,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시스템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위해 전제해야 될 조건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한국의 학벌구조를 해체하고, 학벌의 폐해를 없앨 수 있다면 당장 도입해도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첫 째, 현재의 사립대학 중심의 대학 구조를 먼저 개편해야 한다. 한국은 국공립대보다 사립대학이 훨씬 많다. 사립대학 재학생이 국공립대 재학생보다 4배 정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실시한들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학벌 구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출한 국공립대 네트워크 안에는 사립대학을 어떻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안으로 유도할 것이냐는 방안이 빠져 있다. 일부 역량이 되는 사립대학들을 선발하여, 준 국공립대학으로 만들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 편입하는 등의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네트워크 체제로 갈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은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가 매우 열악하다.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 심지어 사립대학보다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는 국립대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국공립 대학 네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립대학의 비중과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는 실현되기 어려울뿐더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공립대

정부 의존형 사립대

독립형 사립대

노르웨이

88%

12%

 

미국

67%

 

33%

스웨덴

93%

7%

 

영국

 

100%

 

핀란드

87%

13%

 

일본

25%

 

75%

프랑스

86%

1%

13%

이탈리아

93%

 

7%

한국

22%

 

78%

뉴질랜드

98%

2%

 

체코

89%

 

11%

멕시코

66%

 

34%


2010. OECD통계자료, 각 대학군별 학생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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