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nrich의 대학사회 이야기.


한 지역 단체의 연탄봉사 활동 현장. 학생회장 김씨는 집행부들과 재학생들을 이끌고 연탄을 옮기고 있다. "학생, 학생이 이 학교 학생회장이라면서?" 중년의 남성이 물어본다. 행사가 끝나자 중년의 남성은 마치고 술 한잔 하지 않겠냐며 김씨에게 물어본다. 때마침 삼겹살이 먹고 싶었던 김씨는 중년 남성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다.

김씨는 중년의 남성과 고기집에서 고기를 먹는다. 김씨는 그의 신상을 물었다. 중년의 남성은 지역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박씨라 답했다. 김씨는 변호사 지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회 사업에 있어 자문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씨와 서로 명함을 주고 받았다.

행사 이후에도 박씨는 종종 김씨를 불러 봉사활동에 대한 사업들을 공유했다. 학생회 사업이 넝쿨째 굴러오니 김씨는 박씨의 제안을 수락했다. 행사를 마칠 때마가 김씨는 박씨와 함께 뒷풀이를 했다.

박씨는 종종 자신이 대학 다닐적에 학생회를 했었고, 학생운동을 했다고 김씨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 학생회는 어떤지 물어봤다. 김씨는 같은 경험을 한 박씨에게 점점 호감이 갔고, 매우 친한 사이가 됐다. 김씨는 박씨를 다른 대학의 학생회장들에게 소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역 대학 학생회장단들과 다음번 학생회장으로 점찍어둔 후배들을 박씨에게 소개시켜줬다. 박씨의 호탕한 성격과 학생회 경험에 대한 조언으로 김씨와 지역 학생회장들은 그와 절친한 사이가 됐다.

시간이 흘러, 김씨의 학생회장 임기가 끝난다. 학생회 활동으로 학점은 좋지 못했고, 취업준비를 하자니 여러가지로 난감했다. 그때 박씨의 연락이 왔다. 시간이 남던 차에 그의 연락을 받고 한 행사장으로 갔다. 그 행사는 지역 유지들이 많이 참여한 행사였다. 박씨는 김씨를 지역유지들에게 소개시켜 주면서 "얘가 내가 말하던 그 학생회장 했던 친구야. 성격이 참 좋은 친구지.' 라며 김씨를 추켜세웠다. 김씨는 순간 '잘나가던' 학생회장 시절이 떠올랐다. 박씨를 따르면 '그때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후 김씨는 지역 유지들과 교류한다. 지역 유지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연히 박씨가 몇 달 뒤에 시작 될 총선에서 지역 유력 정당의 공천을 받을 거라는, 예비후보에 등록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김씨는 지역 유력 정당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박씨에 대한 개인적 친분도 있었거니와, 불투명한 미래가 해결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씨가 공천을 받았으면 하고 도와주리라 결심한다. 때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박씨의 전화였다. 자신이 총선에 나간다며 도와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박씨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 지는 알아보지 않았았지만 김씨는 흔쾌히 승낙했다. 주변의 전현직 학생회장들에게 연락했다. 다들 김씨를 통해 박씨를 만난적이 있었기에 지지하겠다고 했다. 각자 박씨를 지지한다는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이튿날 이 명단과 전현직 학생회장들을 이끌고 박씨를 찾아갔다. 박씨는 기자들 앞에서 지지연설을 부탁했다. 김씨는 당연히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박씨의 선거 사무소는 기자들과 지역유지들, 노인들이 와글거렸다. 단상위에 올라간 김씨와 그 친구들은 박씨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게 된다. 당황한 후배의 얼굴이 보였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다음날, 지역 신문과 뉴스에서 김씨의 지지선언이 실렸다. 김씨는 뿌듯해 했다.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나에게 한 자리를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물론, 김씨의 학교 학생들은 평소 '비운동권'을 지향했던 김씨가 우리를 속였다며 분개했다. 하지만 '미래를 그리고 있었던' 김씨에게 학우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 글은 충청지역 전현직 학생회장들의 새누리당 예비후보 지지선언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그간 들어왔던 비-반권 학생회장의 정계 입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묶어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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