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nrich의 대학사회 이야기.

 

“우리는 예술이 하고 싶다” 부산 최대 번화가 서면 한복판에서 튀어나온 말 한마디.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처절한 절규였다.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만나고, 예술인으로서 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에 이들은 거리에 나왔다.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PRIME, 이하 프라임사업)’ 때문이다. 이사업은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가 총 3년간 6000억원을 대학에 지원하는 대신, 산업수요가 초과공급 상태인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한 전공의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이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지역대학들이 구조 조정안을 발표했다. 신라대학교 역시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60년 동안 운영돼왔던 무용학과를 폐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갑작스런 폐과 방침 발표로 신라대학교 학생들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신라대학교 학생들은 학내외에서 다양한 폐과반대 캠페인을 전개했다. 학내에서 폐과 반대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학생들은 점심엔 학내에서, 오후엔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점심 학내 집회에서는 총장의 관용 차량 앞을 가로막으며 ‘무용학과 폐과를 하지 말아 달라’며 무릎을 꿇기까지 했다. 심지어 한 재학생은 학내 퍼포먼스 도중 쓰러지기까지 했다.


 오후 네 시,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은 쥬디스 태화 백화점 앞 인도에 모였다. 인도에서 학생들은 공연을 시작했다. 대개 집회에서 목소리로, 피켓으로, 플랜카드로, 행진으로 요구를 관철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플래시몹 행사는 무용인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표현인 몸짓으로 폐과를 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서면 한복판에서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이 구조조정 반대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 한명 한명의 표정이 굳어있었고,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이 곳이 아니면 예술인으로서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등록금을 낸 학생으로서 수업권을 박탈당할 수 없다는 억울한 표정이 읽혔다. 때론 절도 있는 동작에서, 검은색과 흰 마스크를 쓴 모습과 몸짓 하나 하나가 그들이 처한 절규를 상징하는 듯 했다. 검은 옷을 입고 전위극을 하기도 하고, 스포츠 댄스를 하기도 했으며 하얀 연꽃 모양의 봉을 들고 전통무용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은 군무를 추면서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것을 예술인답게 표현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여섯가지 공연이 끝나자,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플래시 몹을 관람한 이지수(24, 여)씨는 ‘SNS에서 신라대 학생들이 올린 글을 봤었다. 예술을 취업률로 평가하는 게 말이 되는가. 안타깝다.’며 전했다. 


 타 대학 예술계열 학생들도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이고있다. 배재대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김민지(28, 여)씨는 “예술적 가치를 돈으로 평가 될 수 없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이 꿈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대책 없이 학과를 구조조정 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조현익(26, 남)씨는 “예술가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어야 한다. 정 구조조정을 하고 싶다면 인원수를 줄이더라도 지원이라도 확대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학과 폐지식으로 간다면 학생들에겐 억울한 일이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가장 먼저 없앨 것이면 왜 예술계열 학과를 운영하는 건지 모르겠다. 대학이 예술계열을 경제적 논리로 바라보면서 변수가 생길때마다 구실을 세워 우선적으로 없애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프라임사업으로 예술계열 학생들이 고통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교육부의 프라임사업 추진에 대한 전체적인 재검토와 신라대학교측의 무용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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