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nrich의 대학사회 이야기.

 (이글은 지난 4월 12일 'ㅍㅍㅅㅅ(http://ppss.kr/archives/6792 )에 기고된 글입니다.


 대학 학생사회에 등록금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부각시켜 고등교육 문제를 공론화시킨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다양한 사회 담론에서 목소리를 내며 보수층 등 일부의 비판, 혹 증오의 대상이 되는 등 부정적인 부분까지 함께 짊어진 이들. 바로 ‘21세기 한국 대학생 연합(한대련)’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한국대학생연합의 탄생과 현황

한대련의 탄생은 한총련의 몰락으로부터 시작한다. 96년 연세대 항쟁을 계기로 당시 최대 대학생 단체였던 한총련은 이적단체 판정을 받게 되고, 전북총련 일부가 98년을 전후로 극우성향의 뉴라이트로 전향하게 된다. 이에 한총련 외부에서 ‘학생운동을 혁신해야 한다’ ‘학내 문제와 대학생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파벌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결국 그러던 중, 부산/울산/경남지역 대학 총학생회, 서울 북부지역의 총학생회들을 중심으로 ‘한총련의 노선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학생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2005년 한국대학생연합이 발족하였다.

한대련의 로고

한대련의 로고.

한대련은 출범 당시부터 한총련과는 다른 노선(한대련이 발족하였을 당시에도 한총련은 건재했었다)을 걸었고, 한총련과 선을 긋고 비운동권 학생회와 연대하면서 새로운 학생운동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특히 대학생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등록금 문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주요 담론으로 제시하고 등록금 인하 운동을 진행하게 된다.

이 운동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반값등록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단 운동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러한 운동을 통해 한대련은 87년 전대협, 92년 한총련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대학생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한대련은 현재까지도 대학생 단체 중 가장 존재감이 큰 단체다.

하지만 2011년 한대련은 ‘등록금 정국’을 주도하며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했음에도 등록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였고, 이 과정에서 설상가상으로 한대련에 가입된 개별 대학들이 학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조직의 입지가 약해지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고려대학교 새내기 콘서트 사건. 중운위 회의를 통해서 부결되었던 중앙광장에서의 새내기 콘서트 개최를 총학생회가 강행하면서 일부 단과대학 학생회장과 학생들이 이를 보이콧한 사건이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

게다가,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에서 한대련의 주류 파벌 인사들이 대거 언론에 노출되면서 한대련은 정치적으로도 크게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외에도 천안함/연평도/북핵 등 북한의 강경노선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논란이 될 만한 정치적 입장을 취하면서 현재 한대련은 일반 학생들에게 강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조직 내부를 개혁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한대련이 끼친 영향들

한대련 삭발식

지난 2009년, 사회가 등록금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했던 한대련 단위 총학생회장단의 삭발식 장면. 뉴시스.

한대련은 등록금문제와 더불어 전통적 학생운동의 영역이었던 ‘사회문제에 대한 청년층의(그것이 전체 청년층의 의견은 아니더라도) 의견’을 드러내면서 사회 담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반값 등록금 운동’은 우리나라 고등교육 문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등록금 문제와 더불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였다. 이것이 정치권의 쟁점이 되면서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는 여야가 등록금 관련 문제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수도권 및 일부 지방대학 비운동권 학생회의 급진화가 촉발되었으며, 다양한 학생단체가 출현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지점이 있다.

 

한대련이 가진 문제점들

한대련의 발전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며, 한대련이 초창기에 비운동권도 포괄하는 학생운동 조직을 표방한 ‘대중조직’이었음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06~07년을 기점으로 FTA 반대운동, 한국진보연대 가입문제 등과 관련해 한대련 내 정파 간의 갈등이 발생하게 되면서 균열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2010년 즈음에는 한대련 내 주류파벌이 (주로 수도권 학생회들로) 교체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한대련은 해당 파벌의 헤게모니 집단이 되었다는 비판에 부딪혔으며, 비운동권 등 다른 의견그룹들의 이탈과 더불어 그들의 한대련 내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 한대련 내부는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조직의 경직성 탓에 한대련과 연대하고 있거나, 한대련에 소속된 학생회가 학내에서 한대련 중앙조직에서 결정한 사항을 이행한다며 학내 여론 수렴과정이나 절차를 무시하고 여러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에서 언급한 고려대학교 새내기 콘서트 사건이나 성공회대 한대련 가입사건(총학생회의 한대련 가입 총투표가 조작된 사건,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 등이 그것이다.

한대련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중조직’으로 시작하고 대중조직을 표방하고 있는 한대련이, 정작 대중의 여론과 괴리된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키 리졸브 훈련 반대’ 기자회견만 보더라도 그렇다. 북한 관료집단에 대한 여론이 매우 악화되어 있음에도 불구, 이런 정서에 대한 제대로 된 파악 없이 작성된 듯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한대련은 큰 비판을 받았다. 또 국가장학금 제도의 도입 이후, 등록금 문제와 관련한 담론과 구호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반 한대련 정서에서 우려되는 점

찢겨진 대자보

한대련과 연대하고 있는 학생회의 대자보가 찢겨 있다.

당연히 한대련의 경직된 조직구조로 인해 한대련을 비판하거나, 또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가고 있다. 특히 한대련의 운동 방식과 한대련의 이념적 영역에 대한 비판이 많다.

다만, 이 중에는 물론 중요한 비판들도 있으나, 일부 비판자들은 너무 이념적인 방향에 매몰되거나, 한대련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여 증오심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일부 한대련 연대/가입단위 학생회에서 붙인 대자보를 찢어버리거나 훼손한다거나, 한대련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비판하며 ‘종북세력이므로 무조건 잘못되었으니 처단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한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반달리즘(파괴 행위)이나, 단순히 한대련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는 등의 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전체주의로 흘러가는 단초를 제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대련 외의 정파성을 띄고 있는 학생회가 한대련 탈퇴 공약을 내세울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해당 대학 학생사회에서 한대련 학생회가 큰 문제를 일으켰으며, 그 사건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았다면 이를 이유로 탈퇴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다. 다만 한대련 탈퇴 공약을 포퓰리즘적으로 남용한다거나, 관련해 지켜야 할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대련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

한대련은 여전히 대학 학생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단체이지만, 위에서 말하였듯이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로에서 한대련은 다른 대학생 조직 – 반동이 아니라, 대안이 될 만한 – 이 어떤 구호를 내걸고 있는지, 그리고 한대련의 문제점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 경청해야 할 것이다. 또 학내에서는 학생들과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만들고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 나아가 한대련과 원활히 소통하고 논쟁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조직 운영을 철저하게 개선하고 변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대련에서 활동하는 학생들 역시, 한대련에 소속된 학생회들이 학내외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이를 단순한 문제로 여기고 그저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넘어가지 말고, 어떤 비판이 있는지, 그들이 왜 그런 비판을 하는지, 그리고 그 비판을 어떻게 수용하여 더 나은 학생운동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서, 한대련은 다른 학생운동 조직들과 연대하여 대학생 문제를 해결할수 있도록 한대련에 대한 이미지 변신과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미약한 글이지만 한대련에 대한 고찰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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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한겨레 <훅> 에 기고한 글입니다. 주소는 http://hook.hani.co.kr/archives/49076 입니다.

 

 지난 2010,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었을 시기에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인상억제와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을 위한 시스템으로 도입되었다.

당연히, 등록금 심의 위원회는 구성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에 대하여 간단하게 조사하여 보았다.

 

등록금 심의위원회(등심위)의 구성원 참여 실태.


 등록금 심의위원회는 법령으로 구성원 참여를 조절했을 만큼(교육과학기술부령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참조) 학교측이 자의적으로 설정을 하지 못하게 시스템을 구성하여 학교측의 독단적 행동을 방지하려고 하였으나,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하여 학교측이 유리한 방향으로 등심위 위원이 구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원과 관련한 갈등이 자주 벌어졌고, 자주 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등록금에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진 학부모위원의 참여율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있다보니 학교당국의 입장이 크게 반영될 소지가 큰 상황이다.


구분

교직원

학생

전문가

동문

학부모

기타

합계

2011

인원()

534

383

192

70

34

5

1,218

비율(%)

43.8%

31.4%

15.8%

5.7%

2.8%

0.4%

100.0%

2012

인원()

695

583

219

69

32

3

1,601

비율(%)

43.4%

38.4%

13.7%

4.3%

2.0%

0.2%

100.0%

(대학교육연구소, 진보정의당 정진후의원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제출자료 2012)

 

 또한, 그나마 큰 학생위원의 선출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는데, 학생회 대표자 참여를 명시한 대학은 23개교, 학생회에게 등심위 위원 추천권을 부여한 대학은 40개교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 외 대학에서는 명시가 되어 있지 않거나(49개교), 선출관련 규정이 없는(31개교) 경우가 존재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학교측이 학생대표단 선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31개교)까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 안그래도 권력관계에 있어서 우위인 학교측이 등심위 구성원에서도 절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되어 불공평하고, 반민주적인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덕성여대, 서강대, 성신여대, 포항공대등 15개 대학은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학교법인(재단)이 추천하는 재단인사를 포함하고 있어서 더욱 문제가 되는데, 대부분 대학들에 있어서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하고, 학교법인(재단)또는 총장이 최종 승인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들을 등심위 위원으로 포함시켰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학부모 위원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등록금심의위원회 재단인사 참여 대학>

 

경운대,극동대,남부대,덕성여대,루터대,선문대,성공회대,서강대,성신여대,수원가톨릭대,총신대,포항공대,협성대,한서대,한중대

(대학교육연구소, 진보정의당 정진후의원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제출자료 2012)

 

 그리고,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외부 전문가 선임권 역시 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자료를 해석할수 있는 여건이 되는 학교측이 외부전문가 선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하여 학생-학부모측은 학교측과의 권력관계에서도, 등심위의 구성에서도, 심지어는 등심위를 위한 자료분석에 있어서도 열세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등록금 심의위원회의 운영상의 문제점

 

 등심위는 학생-학부모 집단이 불리한 상황에 굴러가고 있기도 하지만, 운영에 있어서도 학교측의 편의대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 소집과 관련한 부분에서 보면, 원칙적이라면 등심위에 참여한 위원들이 합의를 보고 다음 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맞으나, 대부분 대학들은 총장이 소집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분

위원장 또는 총장이 회의 소집

위원의 일정비율 이상 요구시 회의소집

규정 없음

총합

대학수

73

68

30

171

비율

42.7%

39.8%

17.5%

100.0%

(대학교육연구소, 진보정의당 정진후의원실,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제출자료 2012)

 결국,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등심위가 진행될수 없으며, 학교측의 강압적인 등심위 진행이 벌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게다가, 2011년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 학교측의 편의주의적 운영을 적나라하게 볼수있는데, 등록금 심의 위원회 회의를 1~2회만에 끝낸 대학이 60%(109개교)였으며, 4회 이상 등심위를 열었던 대학은 22.3%에 불과한 상황이다.

 게다가, 어떤 대학들은 등심위 회의와 관련한 내용을 비밀 유지 조항을 넣은 대학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는 법적으로 각종 자료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될 의무가 있는 대학(국립대학을 비롯하여, 사립대학도 공공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들이 이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될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학교측의 일방적이고 편의주의적인 운영으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 할수 있다.

   

<참고, 등록금심의 위원회에서 비밀유지 조항이 있는 대학들>

 

강남대,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광주대, 국민대, 대구가톨릭대, 대신대, 대전 신학대, 명지대, 백석대, 부산가톨릭대, 상명대, 서경대, 서울신학대, 순천향대, 영산대, 예수대, 우석대, 우송대, 원광대, 인하대, 제주국제대, 중부대

(대학교육연구소, 진보정의당 정진후의원실,,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제출자료 2012)

등록금 심의위원회 개선을 위해서...

 

 지금 현재 등록금 심의위원회는 도입당시 정부가 목표하였던 것과는 달리, 등록금심의 위원회 법조항의 사각지대를 학교들이 이용하면서 학교측이 부당하게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당국이 등록금 심의위원회와 관련한 법조항을 강화/개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불공정하게 운영하고 있는 대학들에 대하여 제제를 가하여 좀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가 구성될수 있도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대표단은 등록금 심의위원회 기간이 끝난 이후에 학교측을 상대로한 등록금 심의위원회 제도 개선을 위한 학내 교육운동을 전개하여, 내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서 다음해에 열리는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잘 구성될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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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10월 경에 서울시립대학교 교지인 '대학문화' 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지난 7, 민주통합당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국공립대학 정책의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언론이 이를 서울대 폐지로 보도하면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 걸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역사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1990년까지, 대학교육정책의 화두는 대학서열체제가 아니라 입시과열 문제였다. 그러나 1996년 강준만 교수의 <서울대의 나라>가 출간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학벌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김대중 정부 때 시민-사회, 지식인들이 모여 학벌 없는 사회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장회익 교수 등 20명의 서울대학교 교수들을 중심으로 서울대개방론과 서울대가 기타 국립대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벌문제가 한국사회의 주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4년이다.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서울대폐지’,‘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던 민주통합당 마저도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다양한 방안으로 분화되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반영한 공약이 등장했고, 2012년 총선에서도 유사한 공약을 등장했다가, 최근 민주통합당이 대선 공약 중의 하나로 내세운 것이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필요성.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왜 필요한 걸까? 한국사회의 학벌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서열화는 미국의 학벌 구조(‘아이비리그로 분류되는 사립대학 >= 주립대학 > 사립대학)라던가, 일본의 학벌구조 (구 제국대학으로 불리는 국립대학 > 국공립대학 >= 사립대학) 보다 더 심하게 구조화, 서열화 되어 있다. (서울대 > 수도권 사립대학 >= 지방거점 국립대학 > 대도시 사립대학 > 중소도시 사립대학) 이러한 한국의 학벌구조는 지방과 수도권과의 간극을 심화시키는 요인이자, 교육 불균형을 심화 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학벌 구조로 인해, 학생들을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에 오는 것이 아니라 간판을 따기 위해 대학에 온다. 이런 과정에서 대학입시를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고, 이로 인한 폐해(사교육비 증진)도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대안이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내용.

 

 내용이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국공립대 네트워크가 처음 등장했던 2004년에 나왔던 국공립대 네트워크 방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국공립대학들을 하나로 묶는다. 그 다음으로 일부 사립대학들도 국공립대학으로 전환하여 이 네트워크에 편입 시킨다. 이어, 이 네트워크를 구역별로 나누고, 학사과정은 인문사회/자연계열 두 계열만으로 분류한다. 법대, 사범대, 경영대, 의학계열대학과 같은 전문직을 양성하는 과정은 대학원 과정으로 전환하고, 대학원은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특성화를 유도하도록 한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해외 사례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의 원조 격에 해당하는 정책들이 이미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다.

 

1. 유럽형(프랑스의 사례)

 

프랑스의 경우, 68혁명 이후 대학 간 서열이 없어졌다. 이후 프랑스는 국공립대학들을 네트워크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국공립대학들이 정부로부터 동일한 지원을 받으며, 각 대학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의 인재들이 굳이 다른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도 서열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엘리트학교라 불리는 그랑제꼴이 대표적이다. 그랑제꼴은 대학위의 대학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 정치권에서 종종 그랑제꼴 폐지론이 나오고 있다.


2. 미국형(캘리포니아주의 사례)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가 공립대학 시스템인 University Califonia(UC - 20만명), Califonia State University(CSU - 40만명), Califonia Community College(CCC 200만명, 2/3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공립대학 시스템은 고교성적 상위 13% 정도는 UC 캠퍼스 중에서 원하는 곳으로 배정되고, 1/3USC로 원하는 곳으로 배정되고, 그 이하는 CCC에서 직업교육이나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기위한 소양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캘리포니아 주의 이런 대학 시스템은,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시스템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위해 전제해야 될 조건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가 한국의 학벌구조를 해체하고, 학벌의 폐해를 없앨 수 있다면 당장 도입해도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첫 째, 현재의 사립대학 중심의 대학 구조를 먼저 개편해야 한다. 한국은 국공립대보다 사립대학이 훨씬 많다. 사립대학 재학생이 국공립대 재학생보다 4배 정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실시한들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학벌 구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출한 국공립대 네트워크 안에는 사립대학을 어떻게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안으로 유도할 것이냐는 방안이 빠져 있다. 일부 역량이 되는 사립대학들을 선발하여, 준 국공립대학으로 만들어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 편입하는 등의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네트워크 체제로 갈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은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가 매우 열악하다.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 심지어 사립대학보다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는 국립대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국공립 대학 네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국공립대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립대학의 비중과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는 실현되기 어려울뿐더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공립대

정부 의존형 사립대

독립형 사립대

노르웨이

88%

12%

 

미국

67%

 

33%

스웨덴

93%

7%

 

영국

 

100%

 

핀란드

87%

13%

 

일본

25%

 

75%

프랑스

86%

1%

13%

이탈리아

93%

 

7%

한국

22%

 

78%

뉴질랜드

98%

2%

 

체코

89%

 

11%

멕시코

66%

 

34%


2010. OECD통계자료, 각 대학군별 학생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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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대학신문에 기고된 글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상 서울시립대학교 교지'대학문화'

의 편집장이신 조윤호님의 명의를 빌려서 기고하였습니다.: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15383 >



지난달 서강대에서 벌어진 ‘김제동 강연회 금지’ 사건으로 대학의 학칙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학생사회에서는 대학의 비민주적 학칙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비민주적 학칙’의 주요 내용은 ‘학생단체 조직 시 학교 측 승인 필요’, ‘학생들의 정당-사회단체 가입 불가’ ‘집단적 행동 및 농성 금지’, ‘학내집회-외부인사 초빙 사전승인’, ‘간행물 제작 시 학교 측 사전검열 필요’ 같은 조항들이다. 어떤 대학들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복장에 대한 규정은 물론 ‘이성 관계’와 같은 지극히 사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규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교운영 참여 불가’ 조항을 넣은 경우도 있다.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도 명시해 보장하는 권리인데도 말이다.


이런 비민주적인 학칙들의 원류는 유신독재시절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도입됐던 ‘학도호국단 학칙’이다. 일부 사립대들의 경우 학교 측 건학이념으로 인해 도입된 경우도 있는데, 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이런 학칙들은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하지만 잊을 만 하면 다시 학생들을 옥죄는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학내외로 논란을 일으키곤 한다.


비민주적인 학칙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여러 집단으로 구성된 ‘학교’ 라는 공간을 특정 집단들의 입맛에 맞게 운영한다는 점과 ‘대화와 타협을 통한 건설적인 발전’ 보다는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당연하게 여겨져야 할 ‘의사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국가 교육기관의 기본적인 덕목인 ‘민주적인 인간 양성’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학칙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조항을 버젓이 유지하는 일부 대학들은 더욱 우려스럽다.


이런 비민주적인 학칙을 폐지하기 위해 학생사회에서는 수년 전부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여러 수도권 대학 학생사회가 연합하는 형태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개별 대학에서 학칙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04년 2-3년제 대학 학생회장들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던 사건과 이후 각 대학마다 산발적으로 이뤄진 학칙개정요구 운동, 그리고 2011년 ‘비민주적 학칙개정’을 바라며 결성된 학생조직이 대표적인 예다. 19대 국회의원들이 비민주적인 학칙과 관련해 각종 조사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는 학칙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정부기관은 대학 선진화·민주화 차원에서 학칙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비민주적·반인권적 학칙 조항은 철폐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학 자율화 정책과 관련해 ‘법령에 위반되는 학칙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해당 대학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삭제했으나, 이 역시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대학당국은 이 같은 학칙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학칙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대학을 진정한 ‘학문과 지성의 전당’으로 변화 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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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전에: 이글은 한겨례 '훅' 에 기고한 글입니다. 해당 글의 주소는 : http://hook.hani.co.kr/archives/46439 입니다.>



 지난 8월 중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봉사왕’ 으로 합격한 학생이 실은 집단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였고, 집단 성폭력당시 징계로 했었던 사회봉사 활동을 ‘봉사활동’ 으로 감쪽같이 속였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인해, 입학사정관제의 존폐론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현재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필자는 이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입학사정관제의 도입배경


 지금 논란의 중간에선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취지는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려고 하는 현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제도가 도입될 2009년 당시 대학 입시가 성적위주의 방식으로 되어있었던데다,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기에는 한계가 컸었고,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미국의 대학입시제도중 하나였던 ‘입학사정관제’를 도입시켰던 것이었다.


입학사정관제에서 생겨왔던 문제들


 입학사정관제가 국내에 도입이 되면서 어느정도 정착이 된 지금 까지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한 문제가 터지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신분세탁’ 사례 말고도, 고액을 주고 입학지원서를 ‘대필’하는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런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제 초기에 문제가 되어왔던 ‘입학사정관의 질적문제’ 는 도입 초기에 비해서는 나아진 점이 있지만, 대부분 입학 사정관들의 재직기간이 1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고, 정규직 비중도 전국에서 150명 정도(전국 총합은 620여명 정도임)밖에 되지 않아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제도의 본고장인 미국같이 대학이 다수의 사정관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철저하게 연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는 물론이고 입시생들도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인하여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다가, 대입을 위해서 중-고등학생 때부터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들어오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재능이 뛰어나다기 보다는 부모가 전문직 종사자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학생들일수록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합격할 확률이 높다는 자료까지 나오면서 부모의 지위나 경제력과는 무관하게 인재를 발굴해야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입학사정관제를 하고 있는 대학들 중에서 일부대학은 기존의 입시제도와 큰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는 상황도 존재하고 있다.


 결국, 원하는 인재를 확실하게 선별할만한 시스템은 미약하고, 입시생과 학부모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취지는 좋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분명 도입취지만 보면,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과거의 입시제도에 비해서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발굴해서 키워낼 수 있는 정말 괜찮은 정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입학사정관제는 너무나도 허술하게 도입이 되었고, 그로 인하여 장점조차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상태로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으며,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기형적으로 제도가 발전한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제가 굉장히 퇴색된 상황이라 보인다.


 현재의 입학사정관제를 전면 수정하여 현재 노출된 문제점들을 개선시킬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하거나, 입학사정관제를 폐지하는 ‘강수’를 두되, 대안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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